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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즐기며 편히 쉬어 가는 곳, 특별한 청양에 머무르다

특별한 청양, 오래 남을 추억

청양군 문화관광

 

청양의 장곡사,모덕사 두 개의 대웅전이 있는 장곡사와 선현의 정신을 기리는 모덕사를 거닐다

칠갑산의 천년고찰 장곡사와 애국지사 최익현 선생의 정신이 깃든 모덕사를 가다.

단풍나무 이미지

답사기 작성일 : 2014년 8월

청양군 칠갑산 남쪽 기슭.

어머니의 품처럼 자리잡고 있는 ‘장곡사’와 우리가 알아야 할 역사인물인 면암 최익현 선생의

독립정신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사당 ‘모덕사’에 가다.

단풍나무 이미지
청양의 장곡사,모덕사 대표이미지
천년고찰 장곡사

하늘이 벌써 시리도록 푸르다. 완연한 가을을 알리는 듯 자연은 벌써 저마다의 색으로 물들고 있다. 오색빛으로 물들고 있는 나무와 풍성한 결실을 예고하는 황금들녘의 풍경은 조금 벅차기까지 하다. 누군가 ‘번뇌’라 부르는 복잡한 마음을 비우고 싶다. 어여쁜 가을 풍경과 대조되는 내 이상한 마음을 고치기에는 걷기만 한 것이 없을 듯하여 칠갑산 산중에 자리한 장곡사로 두 발을 옮긴다.

장곡사로 향하는 길
장곡사로 향하는 길. 황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나뭇잎이 가을을 알리는 듯하다.
상대웅전에서 바라보는 장곡사 전경 모습
상대웅전에서 바라보는 장곡사 전경. 하대웅전, 봉향각, 운학루, 범종루, 설선당.

칠갑산 남쪽 기슭, 장곡사는 따뜻한 어머니의 품 속 같은 산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산사 앞자락으로 흘러내리는 계곡물은 아흔아홉 굽이를 휘휘 돌아내린다 해서 아흔아홉 계곡이라 불린다. 그 긴 골짜기는 곧 지명이 되고 절 이름이 ‘장곡사(長谷寺)’ 가 되었다.

가을길의 정취를 느끼며 장곡사 일주문을 지나 경내에 도착하니, 칠갑산 자락에 포근하게 안겨있는 산사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조선 중기의 불전 보물 제181호 하대웅전 모습
하대웅전. 조선 중기의 불전.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 다포계 건물. 보물 제181호.
봉향각으로 향하는 스님의 모습
봉향각으로 향하는 스님.

아담하면서도 꽉 찬 듯한 장곡사는 마곡사의 말사로 사지에 의하면850년 (통일신라시대 문성왕)에 보조선사 ‘체징’이 창건한 후 여러 차례에 걸쳐 중수됐다고 전해진다.

장곡사가 유명한 이유는 바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2개의 대웅전이 있기 때문이다. 약간 경사진 칠갑산 자락에 상대웅전, 하대웅전이 특이한 가람배치로 돼 있다. 아래쪽에는 운학루, 하대웅전, 요사인 설선당이 마주보고 있는 봉향각, 그리고 범종루 등이 있다.

푸른 하늘의 청명함과 감나무
푸른 하늘의 청명함과 감나무 끝 동동 매달린 까치밥.
기도 올리는 스님의 고무신
하대웅전. 기도 올리는 스님의 고무신.

아래쪽 하대웅전 경내에 들어서자 고요한 산사에 기도를 올리는 스님의 독경소리가 퍼지기 시작한다. 불자는 아니지만 마음이 정화되는 듯한 이 순간을 기억하고자 범종루 앞에 앉아 잠시 쉬어본다. 간간이 부는 바람에 노랗게 물든 은행잎이 하늘하늘 떨어진다. 저 멀리 이미 발갛게 물든 단풍잎은 뜨거운 가을 태양을 맞아 더 붉게 빛난다. 대웅전의 달랑달랑 흔들리는 풍경소리가 내 마음을 자꾸 두드린다.


하대웅전과 설선당 사이로 돌계단이 상대웅전까지 이어져 있어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두 기와지붕이 만드는 곡선 사이로 파란 가을 하늘을 바라보며 50m 정도 올라가니 상대웅전과 응진전, 그리고 시선을 압도하는 거대한 느티나무가 보인다. 돌계단을 올라 하대웅전을 바라보니 감나무 가지 끝에 까치밥으로 보이는 감들이 동동 매달려 있다. 날다가 쉬어가며 감을 맛있게 쪼아먹을 새들의 모습을 생각하니 흐뭇하다.

샘터 위의 불상
샘터 위의 불상.
장곡사의 범종
장곡사의 범종.
백제계 고려건축 보물 162호 상대웅전 모습
상대웅전. 살짝 배흘림을 한 주심포식 백제계 고려건축. 보물 162호.
삼성각의 모습
삼성각. 산신. 독성. 칠성. 삼신을 모신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대웅전이 2개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이야기가 내려온다. 그중 많이 회자되는 것은 예부터 기도의 효험이 있어 많은 이들이 찾아왔기에 수용공간을 확보하고자 하나의 대웅전을 더 만들었다고 하는 것이다. 상대웅전 앞마당의 850년 된 느티나무 아래에 놓인 긴 의자에 앉아 산사의 풍경을 바라본다. 오래된 느티나무가 잎을 떨궈 마당 한가득 채우고 있다. 낙엽이 덮은 마당 위를 사브작 밟으며 우측 칠갑산 진입로로 향하니 고즈넉한 풍경의 삼성각이 보인다. 산신, 칠성, 독성의 삼신을 모셨다 하여 삼성각인데, 칠성과 독성은 중국신이라서 여기에 모신다고 한다.

졸졸 흘러내려오는 약수를 받는 모습
졸졸 흘러내려오는 약수 맛이 좋다.
산에서 흘러내려와 고인 물 그 위의 낙엽과 푸른 하늘
산에서 흘러내려와 고인 물. 그 위의 낙엽과 푸른 하늘.
느티나무와 단풍나무
느티나무와 단풍나무.
오색으로 물든 단풍잎 사이로 관광객의 약수 마시는 모습
오색으로 물든 단풍잎 사이로 관광객의 약수 마시는 모습.
가을 풍경의 장곡사에서 기념사진 촬영 중인 관광객들의 모습1
가을 풍경의 장곡사에서 기념사진 촬영 중인 관광객들의 모습.
가을 풍경의 장곡사에서 기념사진 촬영 중인 관광객들의 모습2

삼성각에서 내려가는 길에 올라오던 단체 관광객들과 마주쳤다. 다들 산사의 풍경에 반해 감탄을 내뱉는다.왠지 그들과 감동을 공유하고 싶어 기쁜 마음에 먼저 기념사진 촬영사를 자청한다. 느티나무를 쓰다듬으며 ‘애썼다, 고맙다’라는 아주머니의 말씀이 마음에 스며든다. 오랜 세월 동안 벼랑에서 흙을 움켜쥐며 장곡사를 지켰을 생각에 위대함 마저 느껴진다.

운학루에서 볼 수 있는 복원된 ‘미륵불괘불탱’. 국보 300호.
운학루에서 볼 수 있는 복원된 ‘미륵불괘불탱’. 국보 300호.
장곡사의 맑은 풍경소리 모습
장곡사의 맑은 풍경소리가 고요한 산사에 울려 퍼진다.

운학루에서는 복원된 ‘미륵블괘불탱’을 만나볼 수 있다. 그 옆 범종루에는 ‘범종’과 과거 스님들이 밥통으로 사용했다는 거대한 느티나무 ‘구유’, 그리고 큰 북이 있다. 코끼리 가죽으로 만들어졌다는 큰북은 신라시대 이곳에 살던 한 스님이 국난에 대비해 위급상황을 알리기 위하여 만든 것이라 한다. 안타깝게도 북은 찢어져 있다. 다사다난했던 세월의 흔적이 아닐까......


아담하지만 옹골찬 장곡사에서의 시간을 보내고 다시 향긋한 솔바람길 따라 발걸음을 옮긴다. 오랜 것의 아름다움과 자연 풍광이 만들어내는 감동에 어지러웠던 마음을 비우며 일주문을 나선다.

+팁(더보기)
장승공원의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의 장승 모습
장곡사 주차장 인근의 ‘장승공원’. 국내 최고 크기의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의 모습. 천하대장군의 키는 10m 무게는 15통, 지하여장군은 키는 10m 몸무게는 14통이다.
익살스러운 표정의 좋아유 장승
익살스러운 표정의 ‘좋아유’ 장승.
칠갑장승공원 칠갑장승공원

장곡사 인근에는 칠갑 장승공원이 있다. 사라져가는 장승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테마공원으로 만들었다. 익살스럽거나 험상궂은 얼굴의 장승 300여 개 사이로 전국 최대 크기의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이 반긴다. 예부터 청양은 장승이 많기도 하고, 각종 유래와 전설이 많은 곳이라 한다. 지금까지도 10개의 마을에서 장승제가 열리고 있고, 한국 최고의 장승 문화 보존지역으로 청양이 꼽힌다니 아니 들를 수 있을까? 장승은 원래 민초의 감정이 배어 천 개의 얼굴을 한다고 한다. 마을에서 손재주가 좋은 사람이 만들어 당시의 정서가 고스란히 나온다 한다. 장승은 한 고장의 어귀에서 묵묵하게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같이 한다. 이제 어떤 얼굴의 장승이 마을의 평안과 나라의 안녕을 기원할지 궁금하다.

  • 산채정식(2인상 차림)
  • 산채정식 각종 반찬들
  • 산채정식 청국장
  • 산채정식 도토리묵전
    • 1, 2, 3, 4 산채정식(2인상 차림. 인당 1만원). 청국장, 순두부, 수육, 산채나물, 도토리묵전 등이 한 상 가득 차려진다.
칠갑산도 식후경, 장곡사 산채정식 칠갑산도 식후경, 장곡사 산채정식

장곡사 인근에는 산채정식 식당들이 즐비하다. 취나물, 오가피 순, 아주까리, 달래 등의 산채나물과 더덕 무침, 간재미 회 무침, 손두부, 청국장, 산채나물 도토리전, 멧돼지고기 수육, 흑임자 떡 등의 구성으로 나온 한상차림이 산행의 허기짐을 달래준다. 산 좋고 물 좋은 고장답게 음식 맛이 자극적이지 않고 소박하며 편안하게 다가온다. 구수한 청국장은 뜨끈하게 속을 데워주고, 산나물 특유의 향긋한 향과 담백하면서도 은은한 질감이 마치 칠갑산을 닮은 듯 하다.

면암의 덕을 흠모하다, 모덕사 면암의 덕을 흠모하다, 모덕사

오늘날 독도 문제로 일본이 야욕을 드러내는 사건들이 포털 뉴스에 종종 오른다. 이런저런 만행을 저질러온 일본은 아직도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기에 맞서 싸운 우리의 선현들에게 송구스럽기만 하다.

청양 목면 송암리에는 최고령 의병장으로 항일운동의 선봉에 섰던 최익현 선생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사당 ‘모덕사’가 있다. 1914년 건립 당시 고종황제가 보낸 밀지의 ‘간우공극 모경숙덕(艱虞孔棘 慕卿宿德)’에서 모慕와 덕德을 취하여 모덕사라 하였다.

모덕사의 가을 풍경
모덕사의 가을 풍경.
  • 고즈넉한 분위기의 우목저수지 모습
  • 면암 최익현 선갱의 사당
  • 모덕사 앞 연못의 풍경
  • 최익현 동상
    • 1우목저수지의 가을. 모덕사 앞에 위치한 고즈넉한 분위기의 우목저수지.
    • 2모덕사. ‘면암의 덕을 흠모한다’는 뜻에서 면암 최익현 선생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사당이다.
    • 3모덕사 앞 연못의 풍경.
    • 4최익현 동상. 1973년 군민들의 모금으로 건립하였다는 최익현 선생상(崔益鉉 先生像). 칠갑산도립공원에 있던 것을 2013년 모덕사로 이전하였다.

오색빛의 가을 단풍과 피어오르는 저수지 물안개의 풍경에 마음을 뺏겨 시선을 옮기다 보니 ‘모덕사’라 적힌 석비가 눈에 들어온다. 잔잔한 가을 저수지 뒤로 보이는 모덕사의 자태는 면암 최익현 선생의 기개와 닮아있는 듯하다. 경내에 들어서면 관리사무실과 큰 큐모의 최익현 선생상이 맞이한다. 들어서자마자 관리사무실의 직원 분이 편안하게 잘 둘러보라는 말씀과 함께 ‘모덕사’에 관한 정보 책자를 건네 주신다. 호젓하게 앉아있는 최익현 선생의 동상을 향해 인사를 하고 대의관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 모덕사의 대의관
  • 모덕사의 대의관 내부1
  • 모덕사의 대의관 내부2
    • 1, 2, 3 모덕사의 대의관.

대의관은 면암 선생의 생전과 사후의 유품을 전시하는 곳이다. 전시품 중에서 면암 선생이 검거된 후 서울로 압송되던 모습을 헌병이 찍은 사진이 눈길을 끈다. 면암 최익현 선생은 의병활동으로 인해 대마도로 끌려갈 때 신발에 흙을 조금 넣고, 물을 준비했다고 한다. 일본 땅을 밟지 않겠다는 뜻이었고, 그들이 주는 음식도 거부하며 그곳에서 숨을 거두고 말았다.

  • 고택 풍경1
  • 고택 풍경2
  • 고택 풍경3
  • 고택 풍경4
    • 1, 2, 3, 4 가을빛이 완연한 고택 풍경.

대의관을 나와 거대한 황금빛 은행나무가 곁을 지키고 있는 춘추각, 고택으로 향한다. 마루에 걸려있는 현판의 구동정사(龜洞精舍) 충효전가(忠孝傳家). ‘구동정사’는 집 뒤에 있는 작은 동산이 거북이처럼 생겨서 장구동으로 불렀다는 것에서 나왔으며, 충효전가는 충과 효가 전해오는 집이라는 뜻이다.

  • 춘추각 마루위 낙엽
  • 춘추각의 창문
  • 춘추각 풍경
  • 성충대의의사비(聖忠大義意思碑)모습
  • 모덕사의 은행나무 모습
  • 모덕사의 은행나무와 입구 모습
  • 모덕사의 모습
  • 모덕사의 황금빛 은행나무
    • 1, 2, 3 춘추각 풍경. 마루 위의 낙엽이 가을빛 풍경을 더해준다. 1985년에건립되었고, 서책 4023점과 서찰 및 고문서 1974점이 소장되어 있다.
    • 4 성충대의의사비(聖忠大義意思碑). 의병을 일으킨 것을 기념하여 세웠다.
    • 5 ,6, 7, 8 모덕사. 면암 최익현 선생의 위패를 모신 사당의 풍경. 황금빛 은행나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매년 음력 9월 16일(순국일)에 추모제를 지낸다. 충남 문화재 자료 152호.

고택 옆의 춘추각을 둘러보고, 황금빛 은행나무가 일러주는 길을 따라 사당과 영당으로 향한다. 조금은 추운 날씨지만 모덕사로 들어오는 따뜻한 햇볕과 주변의 단풍길 덕분에 문득 추위가 가시는 느낌이 든다. 기와지붕의 완만한 곡선 위로 피어오른 노오란 은행나무가 차가워진 가을 공기에 따뜻함을 퍼트리는 듯하다.

영당에 들러 영정 앞에 인사를 드리고 나오니 그의 애국심에 절로 숙연해진다. 그가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을 본다면 어떤 말을 할까? 죄스럽고 답답함이 뒤엉켜 마음이 복잡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아름다운 이곳에 머물러 있음에 감사드린다.

최익현 선생의 영당
영당. 최익현 선생의 초상(73세 상)이 모셔진 곳이다. 매년 의병거의 기념일인 4월 13일에 추모제를 지낸다.
최익현 선생의 초상화 모습
최익현 선생의 초상. 고종의 어진을 그렸던 궁중화가 채용신(蔡龍臣)선생이 그린 진영을 서울대학교 미술대 교수 이종상 화백이 모사하여 1989년에 봉안하였다.


Travel Note
  • <장곡사, 칠갑산 장승공원, 장곡사 인근 산채정식 식당>
    주소 : 충청남도 청양군 대치면 장곡길 241(장곡리15)
  • 자가용 이용시 : 서해안고속도로⇒ 광천IC⇒ 614번 지방도 청양 방면⇒ 29번 국도⇒ 청양⇒ 36번 칠갑산 방향 국도⇒ 장곡사
  • 대중교통 이용시 : 청양읍에서 지천행 시내버스 이용, 12회 운행, 20분 소요
  • <모덕사>
    주소 : 충청남도 청양군 목면 나분동길 12(송암리 171-1)
  • 자가용 이용시 : 청양읍내 출발- 칠갑산로(11.6km)⇒ 칠갑산로(4.3km)⇒ 면암로(3.6km)⇒ 용봉입동로(3.6km)
    공주출발-웅진로(2.3km)⇒ 원활금벽로(3.4km)⇒ 원활차동로(2.6km)⇒ 공수원로(4.1km)
  • 대중교통 이용시 : 청양⇒정산행 버스 탑승⇒정산터미널⇒ 730번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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